지난번에 포스팅 한 청도 와인터널 글에 이어 오늘은 소싸움경기장 후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2025.03.26 - [분류 전체보기] - [청도 여행 가볼만한곳 : 와인터널] 주차장, 입장료, 영업시간, 관람소요시간
청도 소싸움경기장은 와인터널에서 차로 6분 거리에 있습니다.
청도 소싸움경기장 주차장에 도착했는데, 꽤 넓은 주차장임에도 불구하고 황금연휴 기간이라 그런가 자리가 전혀 없더라고요. 주차료는 무료예요.
주차장을 빙글빙글 돌다가 포기하고 바로 길 건너편에 있는 청도 소싸움 미디어체험관 주차장에 가보기로 했어요.
청도 소싸움 미디어체험관은 전통문화인 소싸움을 주제로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와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체험형 전시관이에요.
입장료는 일반 3,000원, 경로우대자 및 어린이·청소년은 2,000원이며, 주차비는 무료입니다.
매주 월요일과 신정, 그리고 명절 당일에는 휴관입니다.
저희는 소싸움 경기를 보고 미디어체험관 관람도 하려고 했는데 일정상 패스할 수밖에 없었어요.
소싸움을 먼저 보신 후에 미디어체험관에 가서 소싸움의 역사도 배우고, 4D 영상체험관도 관람하면서 연계 활동을 펼치시면 아이들에게도 좀 더 흥미롭고 유익한 시간이 될 것 같아요.
아무튼, 저희는 주차를 하기 위해 미디어체험관 주차장으로 내려왔지만 이곳마저도 주차공간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찻길 도로변에 주차를 했어요. 소싸움경기장 주변 도로는 주차단속도 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이미 도로변에도 주차차량이 꽉 차 있을 정도였거든요.
주차를 하고 걸어 올라가는 길에 늠름하고 귀여운 싸움소 조형물이 있길래 기념샷을 찍어봅니다.
소 머리 위에는 왜 파랑새가 앉아있는 걸까요? 청도 파랑새 다리도 산책이나 낚시하러 많이들 가시는 것 같던데, 그래서 파랑새도 같이 만들어 놓은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한국우사회'라는 단어가 보이자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어요.
우리 부부, 아이, 그리고 친정부모님까지 모두 다 소싸움을 생전 처음 보는 거라서 색다른 경험이었거든요~
등에 창을 꽂는 투우 같은 경기라면 보고 싶지도 않고, 아이한테 보여주고 싶지도 않았을 테지만, 소싸움은 두 소가 기술과 힘을 겨루는 경기이기 때문에 응원하며 볼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계단을 오르자 굉장히 넓은 광장이 나와서 놀랐어요.
저기 보이는 동그란 원형 건물이 소싸움 경기장입니다.
12시부터 첫 경기가 시작되는데,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오후 1시 반정도 되어서 이미 앞선 경기들을 보고 나오시는 분들도 있었어요.
입장권, 입장료도 따로 없고, 출입도 자유롭기 때문에 경기 중이든 쉬는 시간이든 언제든지 편하게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건물 출입구 바로 앞에 소가 동그랗고 커다란 무언가를 머리로 힘차게 미는 작품이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청도의 특산품인 감이더라고요.
'청도의 힘과 맛'이라는 제목의 작품입니다. 싸움소가 반시를 먹기 위해 감을 들이받는 해학적인 모습을 통해 청도의 역동성과 반시의 탐나는 맛을 표현하고 있다고 해요~
청도 하면 떠 오르는 감과 소싸움을 함께 표현한 재밌는 작품이네요. ^^
실내에도 역시 소 그림과 모형들이 관람객들을 맞이하며 여기는 소싸움경기장이라는 것을 강하게 어필하고 있어요~
출출함을 달래 줄 스넥코너와 매점도 있습니다. 우리는 바로 식당에 갈 예정이라 간식은 패스했어요~
이런 데서 사 먹는 간식이 정말 꿀맛인데 말이죠. 아쉽네요~
참고로, 청도 소싸움경기장에서는 주류 반입이나 판매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종합안내실에서 팜플렛을 가져올 수 있고, 우권도 구매할 수 있어요.
입장권 무료라고 큼지막하게 쓰여있네요. 편하신 좌석에 앉아 관람하시면 됩니다.
팜플렛을 챙겨서 바로 옆 계단으로 내려가봅니다.
와~~~ 처음 본 소싸움경기장 모습이 신기하고 굉장했어요.
2007년에 준공된 오랜 역사를 지닌 경기장이다 보니 시설들이 좀 낡긴 했지만 그래서 더 분위기가 사는 것 같았어요.
돔구장이라서 날씨에 상관없이 경기를 관람할 수 있고, 대형 스크린이나 음향 시스템의 상태는 꽤 좋아서 경기 해설을 들으며 흥미진진하게 경기를 즐길 수 있어요.
정면에 보이는 2층, 3층의 룸 형태 관람석에서도 경기장을 내려다볼 수 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유리창이 없는 1층 바깥 좌석이 더 좋더라고요. 3층에 가시면 그 안에 우권판매소가 있어서 배팅을 하실 분들은 3층에서 관람하시는 것이 편하실 것 같아요.
제04경기 (홍:수황 vs 청:장사투)
출전표가 나와있는 팜플렛이에요~
청소 소싸움은 매주 토/일요일 오전 12시부터 12경기씩 개최됩니다.
각 경기마다 쉬는 시간이 15분 주어지며, 그동안 우권을 구매하시면 됩니다.
경기 시간은 한 라운드 당 5분씩 총 6라운드(30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보통은 한 라운드 안에 승부가 나는 것 같아요.
제01경기부터 제12경기까지 출전표를 볼 수 있어요.
홍과 청 소의 이름과 사진이 나와있고, 나이·주특기·체중·전적·승률 등 프로필을 보면서 배팅할 소를 고르면 됩니다.
굳이 배팅을 하지 않더라도 프로필을 보고 응원할 소를 고르면 더 흥미진진하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어요~
저희가 갔을 때는 제04경기를 앞두고 있었어요.
11살 수황과 8살 장사투의 대결이에요~ 청 소인 장사투가 나이도 더 젊고 체중이 약간 더 나가지만, 승률은 홍 소인 수황이 높네요. 여러 가지를 비교해 보며 응원할 소를 골라봅니다.
우권 구매는 만 19세 이상이 1회 1백 원부터 10만 원까지 할 수 있습니다.
건전한 여가 생활을 위해서 구매 상한선을 지정해 놨네요.
많은 분들이 재미 삼아 1,000원 정도로 가볍게 배팅을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이건 뭐 해보고 싶어도 뭐가 이리 복잡하고 어려운지...
승식 종류도 단승식, 복승식, 시단승식, 시복승식이 있고, 설명을 읽어봐도 잘 모르겠어요.
에잇 몰라~~!!! 그냥 프로필 보고 한 놈 찍어서 응원할래~!!! ㅋㅋㅋㅋㅋ
우권구매 방법은 잘 모르겠고, 우권구매표가 어떻게 생겼는지 구경만 좀 해볼까요? ㅋㅋㅋ
아이고.... 눈이 빙글빙글~~~ 멀미 날 것 같아요.....;;;
경기장 양 쪽에 대형 스크린이 하나씩 있습니다. 제04경기 5분 전이네요~
드디어 심사위원들이 입장하십니다. 심사위원이 이렇게 많을 줄이야...
동그랗게 서서 관객들을 향해 인사하시는데 멋지더라고요. ^^
그중 빨강 파랑 반반 의상을 입고 계신 주심이 눈에 확 띕니다.
1명의 주심이 경기장 안에 서 계시고, 5명의 부심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앉아서 심사를 합니다.
그리고 곧이어 청소와 홍소가 조교사와 함께 입장했어요.
싸움소답게 크고 우람한 체격이 압도적이네요~
밀치기가 주특기인 청 소와 뿔치기가 주특기인 홍 소의 힘겨루기가 시작되었어요.
소싸움을 TV에서만 보다가 실제로 눈앞에서 보니까 몰입감이 장난 아니더라고요.
게다가 소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반응하며 울려 퍼지는 관중들의 함성이 소싸움 관람의 재미를 더욱 증폭시켰어요.
모래판 위에서 머리를 맞대고, 밀고, 뿔을 요리조리 돌려가며 거는 모습이 정말 '막연하게 밀어붙이기만 하는 게 아니라 기술을 쓰고 있구나'라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제04경기는 순식간에 끝이 났어요. 갑자기 홍 소가 줄행랑을 치더라고요.
이 순간에 함성이 가장 크게 터져 나와요~ 정말 짜릿하더라고요.
더 재미있었던 것은 승리를 거머쥔 청 소가 신이 나서 모래판 위를 겅중겅중 뛰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거예요.
소들도 경기에서 이겼다는 것을 알고, 즐길 줄도 아는구나 싶어서 너무 신기했어요.
동영상에서 쾌활한 E 성격의 청 소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장사투 승리를 축하해~^^
경기 시간을 보시면 56초밖에 걸리지 않았더라고요. 정말 짧은 순간에 승부가 났어요.
한 라운드 당 5분씩이고 총 6라운드까지 할 수 있지만, 이렇게 한 경기가 짧게 끝날 수도 있기 때문에 첫 경기 시작 시간만 12시로 정해져 있고, 종료 시간 기재 없이 총 12경기를 진행한다고만 했나 봐요.
이제 15분 후 다음 경기가 시작됩니다.
제04경기가 너무 빨리 끝나서 한 경기 더 보고 가기로 했어요.
엄마, 아빠도 재밌다고 하셔서 모시고 온 보람이 있더라고요. ^^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심심하면 마실 삼아 구경 왔다 가도 좋겠다며 부러워하시는 모습에 웃음이 났답니다.
제05경기 (홍:찐 vs 청:만촌)
제05경기 6분 전인데 스크린에서 대기 중인 소들이 보였어요. 잠시 후 경기장 주변을 둘러본다며 나간 남편에게서 카톡으로 사진이 오는 거예요. 자기가 지금 저 스크린에 나오는 대기 장소에 가 있다면서 사진을 보냈더라고요.
그 사이 5경기 소들은 경기장에 입장하려고 떠났는지, 6경기 소들이 대기하는 사진을 보냈네요.
일종의 선수대기실인 셈이죠~^^
15분의 쉬는 시간이 끝나고 제05경기가 시작되었어요.
이번에는 좀 더 어린 소들의 대결이네요. 홍 소는 6살 찐이고, 청 소는 7살 만촌이에요. 몸무게는 별 차이가 없고, 뿔치기가 주특기인 찐의 승률이 뿔걸이가 주특기인 만촌보다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어요.
제04경기에서는 청 소가 약간 더 어두운 색이었는데, 제05경기는 홍 소가 확연하게 짙은 갈색이어서 차이가 확 나네요.
몸무게가 겨우 1kg 차이인데 청 소가 색이 밝아서 그런가 왠지 더 체격이 커 보이는 것 같아요.
1분도 안 돼서 끝난 제04경기에 비해 제05경기는 모래판을 빙글빙글 돌면서 꽤 오래 밀어붙이더라고요.
코를 땅에 처박을 정도로 열정적으로 싸우고 있는 선수들입니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소들도 지치겠죠.
조교사들이 소들에게 힘내라고 격려하는 듯한 모습도 보입니다.
동영상을 남긴다고 핸드폰 들고 찍고 있는 저도 시간이 길어지자 팔이 아파오기 시작했어요.
승부가 쉽게 안 날 만큼 두 소가 서로 만만치 않은 상대였던 거죠.
한참을 팽팽하게 겨루던 끝에 홍 소가 뒷걸음질을 하며 잠시 주춤했어요.
힘이 빠진 걸까요? 아니면 내가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는 생각에 포기하는 걸까요?
페이스가 흔들리는가 싶더니 결국에는 달아나는 홍 소입니다.
제05경기는 5분이 주어지는 한 라운드를 거의 꽉 채우고 끝이 났어요.
5분 동안이나 머리를 맞대고 있는 힘껏 밀어내면서 힘겨루기를 하다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05경기의 청 소 만촌은 점잖은 성격인가 봐요. 이기고도 별 다른 반응 없이 무덤덤하더라고요~
그래서 이겼다고 신이 나서 겅중겅중 뛰던 제04경기 청 소 장사투가 왠지 귀엽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ㅋㅋㅋㅋ
소들도 사람처럼 성격이 다 다르고 개성이 있네요~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아주 터프하게 박치기를 하는 두 선수~!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머리만 요리조리 돌리면서 밀던 제04경기 소들에 비해 좀 더 격동적으로 싸우는 모습이에요.
움직임도 크고 모래판을 이리저리 휘젓고 다니면서 뒷발로 모래를 날리는 모습이 아주 파이팅 넘쳐요.
그러고 보니 두 경기 다 승률이 낮은 청 소가 이겼네요. 승률만 보고 배팅을 하면 안 되겠어요. ㅋㅋㅋ
3대가 다 처음 경험해 본 소싸움 경기~! 아주 재미있고 특별한 추억이 된 것 같아요.
다음은 청도 소싸움 경기장 근처 맛집 포스팅이 이어집니다. ^^
2025.04.13 - [분류 전체보기] - [청도 복덩이 돌솥밥] 소싸움경기장 근처 맛집 / 나물비빔밥, 고등어구이
청도소싸움경기장
경북 청도군 화양읍 남성현로 348
(경북 청도군 화양읍 삼신리 693-2)
054-370-7500
입장료 : 무료
주차료 : 무료
※ 2025년 4월 4일 현재 청도 소싸움경기가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해 중단된 상태입니다.
경기 재개 일정은 청도공영사업공사 홈페이지(https://www.cpc.or.kr)를 통해 추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