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에 가족여행으로 강화도에 다녀왔었어요. 그때는 블로그를 시작하기 전이라서 포스팅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여행사진들을 핸드폰 갤러리에만 묵혀놨었다가 이제야 생각이 났네요. 1박 2일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다녀온 코스가 너무 괜찮아서 아까운 마음에 늦게나마 소개해보려고 해요.
첫째 날 강화도에 도착하자마자 들른 곳은 소리체험박물관이랍니다.
시간이 일러서 펜션에 입실을 할 수 없었기에 시간 때울만한 곳을 찾던 중 이용요금도 부담스럽지 않고 체험 내용도 흥미로울 것 같아서 방문하게 되었는데, 아이는 물론 저희 부모님도 너무나 재미있게 체험하셔서 뿌듯했던 곳이었어요. 규모는 크지 않으니 저희처럼 여행 중간에 가볍게 방문하시기 좋은 곳입니다.
강화도 소리체험박물관은 악기와 과학을 접목시켜 소리에 대한 다양한 체험은 물론 아이들의 교육에도 도움이 되는 체험형 과학관이에요~ 우리에게 익숙한 악기부터 독특하고 낯선 악기까지 직접 연주해 볼 수 있고, 전시된 여러 악기들을 보면서 악기의 발달사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전시품을 눈으로 보기만 하는 게 아니라 직접 만지고 체험할 수 있는 곳이라서 더 몰입하고 즐길 수 있었어요~
[관람시간]
10:00 ~ 18:00
[휴관일정]
매주 월요일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개관)
[관람료]
일반 (18세 이상) : 7,000원
청소년 (만18세 미만) : 6,000원
소인 (만12세 미만) : 5,000원
경로 (만65세 이상) : 6,000원
장애인 : 구분에서 1,000원 할인
24개월 미만 : 무료
제1관 : 자연의 소리
입장하고 처음 체험하는 곳은 '자연의 소리'라는 방이에요.
박물관 내부의 모든 곳에 폭신한 카펫이 깔려 있어서 아늑하고 포근한 느낌이 들어 좋았어요~
이곳에는 예전에 라디오 방송국에서 사용하던 효과음 악기들이 전시되어 있어요. 빗소리, 바람소리, 천둥소리, 파도소리 등 온갖 자연의 소리가 나는 악기들을 연주해 볼 수 있답니다.
레인스틱이라는 기다란 나무 원통을 들고 위아래 방향을 바꾸면서 돌려주면 빗소리를 들을 수 있어요. 빨간색 윈드파이프는 빙글빙글 휘두를 때마다 새찬 바람소리가 들려서 신기해요~ 아이도 어른들도 처음 만져보는 자연의 소리 악기에 심취해서 돌리고 또 돌리면서 푹 빠져 있는 모습이 재밌네요. ㅋㅋㅋ 옆에 보이는 저 커다란 징 같은 것을 치면 엄청난 굉음의 천둥소리가 나서 깜짝 놀랐답니다.
어렸을 때 소라 껍데기만 있으면 바닷소리를 듣겠다고 귀에 대고 집중하던 게 생각나네요~ 소리체험박물관에 있는 소라는 크기가 커서 그런지 바닷소리가 더 잘 들려서 재미있었어요.
나무 스틱으로 문지르면 두꺼비, 개구리 등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요. 나무에서 어떻게 이런 소리가 나는지 마냥 신기하더라고요.
하나도 놓치지 않고 꼼꼼하게 다 만져보며 체험하고 있는 우리 아들~
어른들도 신기한데 아이들은 오죽할까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여기 갔다가 저기 갔다가 아주 바쁩니다. ^^
재활용품들의 신나는 음악회가 열렸어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기상어 음악에 맞춰 자동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신기하고 재밌었어요.
제2관 : 소리 과학관
'자연의 소리' 방에서 나와 '악기 박물관'으로 이어지는 복도가 '소리 과학관'이에요.
이곳은 신기하고 재미있는 소리 과학을 직접 체험해 보면서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이러한 과학 지식들을 이용하여 새로운 소리가 나는 악기가 만들어지고, 악기가 발달함에 따라 음악도 발달해 온 것이지요.
아이가 나무 수납장 끝에서 도구를 이용해 소리를 내면 나무를 통해 그 소리가 전달되어 반대쪽 끝에서 귀를 대고 들을 수 있어요. 아빠와 아이가 역할을 바꿔가며 소리를 들어보고 원리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호스 전화기를 이용해서 먼 거리에서도 대화를 할 수 있어요. 생각보다 꽤 크게 잘 들리더라고요. 종이컵에 실을 연결해서 전화기 놀이도 많이 했었는데, 추억이 새록새록 돋아나네요~ 그 밖에도 토끼귀와 나팔입, 축음기, 숟가락종, 소리굽쇠 등 다양한 소리과학을 직접 실험하고 체험할 수 있답니다.
제3관 : 악기 박물관
세계의 다양한 악기들을 자유롭게 연주할 수 있는 악기 박물관으로 이동했어요. 이렇게 여러 가지 악기들을 직접 만져보고 연주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는 않잖아요. 정말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피아노를 배워본 적은 없지만 귀여운 미니 피아노 앞에 앉아서 뚱땅뚱땅 엉터리 연주도 해보고, 아빠의 장구와 함께 합주를 해보기도 합니다. 악기를 연주하는 것이 재미있었는지 악기 박물관에서 꽤 오랜 시간을 있었던 것 같아요.
부모님도 동심으로 돌아가서 연신 웃으시며 연주를 하시더라고요. 소리체험박물관은 아이들과 함께 방문해도 좋고, 어르신들 모시고 가도 분명 좋아하실 거예요~ 가정집처럼 꾸며져 있어서 아늑하고 편안해서 더 좋았어요.
할머니와 함께 실로폰 합주를 하던 아들이 갑자기 딩동댕동 연주를 하더니 "전국~ 노래자랑~~"을 외쳐서 다들 한바탕 웃었답니다. ㅋㅋㅋㅋㅋ
봉고, 젬베, 발라폰, 글로켄슈필, 카우벨 등 이름도 모양도 낯선 악기들도 연주해 보고, 아기들이 가지고 놀만한 공, 마라카스, 우드블록도 흔들어보면서 다양한 소리들을 경험해 봤어요.
박물관 오픈 시간에 맞춰 일찍 왔더니 처음에는 우리 가족밖에 없었는데, 서서히 다른 관람객들도 들어오더라고요. 그중에는 아장아장 걸어 다니는 아기도 있었어요. 아기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이것저것 만져보며 두드려도 보고, 흔들어도 보면서 체험하더라고요. 정해진 관람 시간도 따로 없고, 자유롭게 들어와서 충분히 여유롭게 즐길 수 있어요.
제4관 : 축음기 박물관
새로운 소리를 발견하고, 악기가 발달하면서 음악도 발달하게 되었지만 소리라는 것은 곧 사라지기 마련이죠. 그렇기에 인류의 오랜 꿈은 소리를 녹음하는 것이었어요. 이러한 꿈을 에디슨이 1877년에 축음기를 발명하게 되면서 이루게 됩니다.
축음기 박물관에서는 에디슨의 축음기부터 MP3의 변천사, 그리고 벨의 전화기부터 현대의 핸드폰까지 역사의 발전 단계를 진품으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아들이 현대식 버튼이 아닌 다이얼을 돌려서 거는 전화기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요. 실제로 이런 전화기를 쓰셨던 할머니, 할아버지가 사용 방법을 설명해주고 계시네요. 수화기도 한 손에 들고 있어야 하고, 홈에 손가락을 넣어 돌리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야 되는 옛날 전화기가 신기한 꼬마입니다. ^^
전신과 모스부호, 다이얼전화기, 메아리파이프 등 박물관이 아니면 보기 힘든 귀한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감탄하며 하나하나 유심히 살펴보았어요.
100년이 넘은 뮤직박스와 축음기 소리도 들어볼 수 있어요. 최신 음향기기의 깨끗한 음질은 아니지만 잡음마저도 감성이 묻어나서 좋더라고요. 제3관 악기 박물관까지는 만지면서 체험할 수 있었지만 이곳 축음기 박물관의 전시품들은 눈으로만 관람하셔야 합니다.
감성 가득한 소장품들이 우드톤의 아늑한 분위기와 어우러져서 마치 화보 같은 공간이었어요.
사진을 안 찍을 수가 없네요~ 1층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의 2층이에요.
이렇게 축음기 박물관을 마지막으로 강화도 소리체험박물관 관람을 마쳤습니다.
규모도 작고 많이 알려지지는 않은 박물관인 것 같아요. 저도 우연히 알게 된 곳이지만 아주 만족스러웠던 경험이었습니다. 강화도 여행 가시는 분들 한 번쯤 들러보시면 좋을 것 같아서 공유합니다.
관람을 마치고 다음 행선지를 향해 출발했는데, 박물관 근처에 기울어진 집 모양의 특이한 카페가 있어서 지나가며 사진만 찍어봤어요~ 아매네(amoene)라는 카페인데 내부에서 볼 때는 어떤 모습일지도 궁금해지네요. 다음에 또 강화도에 가게 되면 들러봐야겠어요.
소리체험박물관
인천 강화군 길상면 해안남로 474번길 11
(선두리 1059)
0507-1415-7154